이 만화는 '금기', 하나도 아닌 두 가지 금기를 잘 엮어 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뉴스에서 접했다면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었을 이 이야기는 아름답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금기'를 소재로 한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도 있습니다. 아버지와 딸의 사랑을 다루었는데요(다행히 친딸은 아닙니다), 그 만화는 큰 감흥을 주지 못했습니다. 소설 "롤리타"는 매스꺼웠습니다. 주인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지 모르겠더군요. 그 자식은 변태에요. 도저히 이야기를 읽어 나갈 수 없었었습니다. 이 체리 신드롬의 이야기는 어떤가요? 말도 안되는 두가지 금기가 부드럽게 맞물려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에피소드 하나 하나가 즐겁습니다. 캐릭터가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평범한 남성을 대표하는 듯 보이지만 강단 있고 멋진 남자 주인공, 너무나도 섹시하고 당당한 그의 여자친구, 어려지는 병에 걸려 초등학생의 외모로 살아야하는 귀여운 또 한명의 여자친구. 사랑스럽고 생기가 넘칩니다.

일부일처제의 사회에서 결코 받아들여질 수 없는 남자 한 명과 여자 두 명의 트라이앵글 같은 사랑. 그리고 3명의 섹스. 그리고 롤리타. 사회가 이를 허락하면 절대 안됩니다. 하지만 서사와 함께한 이 금기를 우린 즐겁게 읽을 뿐 아니라 받아들이고 응원합니다.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 당연한 말이네요. 타인의 불륜을 보면 그 단어가 가지는 부정적인 이미지만을 떠올리고 당사자들을 도덕적 잣대로만 평가합니다. 허나 우린 각자의 방식으로 불륜을 경험합니다. 자신이 놓인 여러 상황과 맥락, '이야기'속에서 불륜을 독해합니다. 그러면 불윤이 아니라 로맨스가 되지요. 심지어 도덕을 초월한 참 사랑을 경험합니다.

이처럼 맥락과 상황 안에서 금기는 가능한 일로 다가와 현실이 됩니다. 우릴 즐겁게 하지요. 좌·우를 갈라야 하고 흑·백을 논해야 하는 이 곳에서 벗어나, 윤리와 금기의 경계를 넘어서, 무지개 빛 회색지대로 가봅시다. 채리 신드롬은 좋은 만화입니다